프로야구의 열기와 국민스포츠의 이동
프 로야구의 열기가 무섭다.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축구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이라는 역사를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400만 관중을 거뜬히 돌파하며, 2009년에 세운 총 관중 590만 명을 넘어설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욱 치열해지는 4강 경쟁, 이대호 류현진의 MVP 경쟁 등 기회요인이 많이 작용하여 충분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프로야구가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여성 관중이 급증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인천문학구장을 연고로 하는 SK와이번즈에서 관중 성비를 조사하였더니 40%가 여성관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야구라는 스포츠 특성상 룰이 어렵고, 경기시간이 다소 길다보니 여성들은 쉽게 즐기기가 어려웠는데,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등의 국제대회 우수한 성적에 감동을 받은 여성 관중들은 야구를 즐기고 관람하기 위해 어려운 룰을 배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이다.
프로야구의 열기는 고스란히 사회인 야구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 등과 같은 곳에서 과거에는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조기 축구클럽의 회원수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중고등학생과 같은 청소년들도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축구대회에 출전하였고, 그 수요와 맞물려 축구대회의 규모도 커지고 더욱 많아졌다. 성인들만의 스포츠가 아닌 전 연령층이 즐기는 대한민국의 대표 생활 스포츠로 축구가 확실히 자리매김한 시대 였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뀐 듯 하다. 주말에 공원이나 놀이터, 학교 운동장들을 둘러봐도 과거와 같은 축구 열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축구를 즐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글러브와 야구배트를 갖춘 야구인들이 몰라보게 늘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가족단위 까지 과거 축구가 그러했듯이 전 연령층이 즐기는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다.
사회인 야구의 성장과 그 이유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 사이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에 사회인 야구단 1,858개가 새로 등록했다. 기존 3,357팀에서 5,215팀으로 55%가 증가한 수치다. 연합회는 등록되지 않은 팀을 4,700여개 정도로 추정하며 이는 취미로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 팀의 수가 1만개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정식 등록된 사회인 회원은 약 20만 명이다. 마찬가지로 등록되지 않은 회원을 더한다면 그 수는 제법 큰 시장을 형성한다. 최근 G마켓이나 니베아포맨, 마구마구 등 쇼핑몰, 화장품, 게임업체가 사회인 야구 리그를 열어 기업 스포츠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올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사회인 야구 리그를 통한 기업 홍보 전략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회인 야구는 부족한 야구장 인프라 때문에 경기장 사용과 리그에 들어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기업에서는 리그를 열어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사회인 야구인들의 갈증을 일정부분 해소시켜 충성심을 얻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 거 야구라는 스포츠는 아마추어가 즐기기에 다소 어려운 스포츠였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장비들이 너무나도 많고,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 그리고 복잡한 룰과 턱없이 부족한 경기장은 커다란 진입장벽이었다. 하지만 야구 열풍이 찾아오고, 야구용품에 대한 공급물량이 충분해지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대가 저렴해지고 안정화 되 었다. 하지만 야구장 문제는 여전히 게걸음을 하고 있다. 축구장과 달리 펜스, 그물, 널찍한 공간 등 보호시설이 필요한 야구장은 부지를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건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아직도 지자체에서는 여러 가지 이류를 핑계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기에 장비를 사두고도 야구장이 없어 경기를 뛰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사회인 야구 마켓 형성
불 행중 다행이라 해야할까? 이렇게 열악한 사회인 야구 현실에 단비가 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실내 야구 연습장이다. 이제 막 시작한 야구인들도 체계적으로 교육 받을 수 있으며, 프로야구 선수 출신들이 야구 강습도 하기 때문에 그 효과도 크다. 야구교실, 야구과외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한자리 수에 불과했던 실내야구 연습장이 지금은 서울·경기권에는 50여개에 이른다고 하며, 부산에도 10개가 넘는다고 한다. 매 달 10만원이 넘는 과외비를 내고 일주일에 2~3번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전부지만, 꾸준히 회원들과 새로운 실내연습장이 늘어만 간다니 그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장비관련해서는 글러브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장도 형성되었다. 한 개인이 카페를 운영하면서 전문적으로 글러브를 관리해 주는데, 1회 비용은 관리 방법에 따라 2~5만원이지만 꾸준히 하루 주문량이 10~20건이 될 정도로 성장을 하였다. 또한 야구용품을 중고로 사고팔 수 있는 ‘야구용품싸게사기’라는 카페는 회원수가 무려 22만에 이르며, 거래 매물도 수백개씩 올라오는 시장을 형성할 정도다.
이렇듯 프로야구의 흥행은 사회인 야구 인기를 몰고 왔고, 그에 걸맞게 야구시장도 많이 성장 하였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이용해 다양한 시장 영역을 형성하였고 그 성장력은 꾸준히 지속적이다.
기대되는 야구 마켓과 전망
앞으로 기대되는 야구를 이용한 또 다른 시장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1. 어린이 야구 교실
차 범근의 축구교실, 홍명보의 축구교실 등 한일월드컵을 통해 국민생활 스포츠 시장을 주름잡았던 축구교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 교실은 시, 도에서 운영하는 리틀 야구단이 전부다. 어린이들이 야구를 편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공간확보가 선행되어야 겠지만, 전문 야구부에 속해 있지 않는 일반 어린이들도 충분히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야구교실, 제법 매력이 있어 보인다. 프로야구단이 존재하는 광역시권부터 점차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는 매너 스포츠라고 불리지 않는가? 스포츠, 특히 야구를 통해 신체적 건강만이 아닌 올바른 인성을 함양 할 수 있는 정신적 건강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2. 응원도구 전문업체
KBO 에서는 베스트 피켓 이벤트를 할 정도로 요즘 야구장에 관중들이 들고온 피켓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피켓 못지 않게 다양한 응원도구들도 눈에 띈다. 부산 사직구장의 신문지와 봉투응원은 말할 필요도 없으며, 막대풍선과 부부젤라, 머리띠, 수건 심지어는 LED 조명판넬까지 동원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응원문화는 외국인 선수들도 놀랄 정도로 단체응원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다. 야구 '만큼' 혹은 '보다' 재미있는 이러한 응원문화를 증폭시키고 성숙시킬 응원도구 전문업체도 등장 할 수 있다. 지금은 KBO에서 라이센스를 갖고 있어 법적으로 상당부분 제한되지만, 보다 개방적인 정책과 구단차원에서의 지원만 가능하다면 무리한 일은 아닐 것이다.
3. 테마 '야구'가 있는 카페 & 호프
오랜만에 야구를 보러 갔는데, 매진이 되었다면 정말 슬픈일이다. 관중석이 적은 구장을 탓할 수도 없고, 나보다 빨리 도착한 사람들을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서울 잠실야구장 근처에 야구호프와 카페가 있으며, 부산에도 야구 전문 호프집이 생겼다. 직접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는 것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단체로 응원을 즐기고, 야구를 통해 새로운 인맥을 형성 할 수 있으며, 새로운 경험이라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아직은 몇 곳에 불과하지만 점점 성장하리라 본다. 특히 독특한 한국의 응원문화와 어우러진 새로운 아이디어를 첨가할 수 있다면 색다른 추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업에서는 프로야구를 스폰서 하며(CJ 마구마구)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으며, 메인스폰서가 아닌 기업들은 옥외광고를 하거나 유니폼 광고, 사회인 야구리그 개최 등을 통하여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개인 사업자들도 야구교실, 장비관리 등으로 수익 루트를 확보하고 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화여 비지니스가 가능한 사회 문화가 형성 된 것이다. 폭발적인 관중증가와 그에 따른 사회인 야구 시장의 형성을 보면 당분간 야구의 인기는 지속될 듯 하다. 인기의 지속은 새로운 마켓을 형성할 것이며, 그 파이를 키우기 위하여 전 야구인들의 힘은 집중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야구열풍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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