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trend

날 것(RAW), 이제는 있는 그대로가 트렌드다

날 것 좋아하시나요? 나는 것이 아닌 날 것,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것들 말입니다.

현대 사회는 목적을 가지고 가공된 것들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인스턴트, 화학조미료, 소설, 성형, 온갖 show, 정치인의 거짓말 등 가공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정말 진저리 나는 세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럴만도 한게 그렇지 않고는 살아내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속고 속이는 세상, 계속해서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찾기 때문에도 기업이든 사람이든 가공하지 않고서는 인간의 needs 를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요즘은 날 것이 뜨고 있습니다. 가공되지 않은 original 상태의 것들 말입니다. 본래 그대로의 형태를 가지는 것, 어떻게 보면 가공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촌스러울 수 있으나, 가공된 것들에 이미 지치고 질려버린 현대인에게 날 것, 즉 original 은 역설적이게도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단지 가공되지 않은 것 뿐인데 새롭다니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날 것들(raw)

1. 매체에서의 날 것들


Tv 를 틀면 정말 징그럽게도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인기 연예인들이 나와 각종 게임과 미션들을 수행하거나 토크쇼의 형태를 주로 띕니다. 이들 예능 프로그램의 현 추세는 각본과 대본 없는 Reality 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돌발 상황도 예능으로 만들어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작가가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건 리얼이지만 어느정도 꾸며지고 있다는 걸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방송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건 프로그램들의 컨텐츠 입니다.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 는 있는 그대로로 여행을 떠납니다. 예전 같았으면 현대적인 것, 이국적이고 외국을 더 보여주고 그랬던 반면에 이제는 우리의 자연과 전통과 문화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토크쇼에서도 날 것(raw)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같은 토크쇼 프로그램들은 스타들의 꾸며지지 않는 모습들을 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감추려고 했거나 부정적이여서 금기시 되는 이야기들조차도 허물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고, 시청자들은 그런 얘기들을 즐기며 더욱 인간성을 느낍니다. 그런 면에서 무릎팍도사는 죄 지은 연예인들이 다시 방송으로 복귀하기 위한 고행성사의 장소로서 거쳐가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이 이렇게 변화된 것 외에 그보다 유독 눈에 들어오는 점이 있습니다. Tv 프로그램 중 다큐 프로그램은 인기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메가히트를 치고 있는 다큐들이 있습니다. KBS 의 '차마고도'와 '누들로드', MBC의 '아마존의 눈물' 등이 있습니다. MBC 의 '아마존의 눈물' 은 다큐 치고 최초로 21.5% 라는 경의로운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서 아마존의 눈물 팀이 출연했는데, 아마존의 눈물로 인해 무릎팍도사가 더 주목받아 시청률이 급상승하는 조금 기이한 현상도 일어났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유명 연예인이 아니고서야 시청률이 떨어지는게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 밖에도 100분 토론과 시사관련 프로그램, 그리고 ebs 의 '지식 e채널' 과 같은 프로그램 등이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매체에서 날 것들은 tv 에서 뿐만 아니라 책과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갈라파고스 출판사의 '왜 세계는 전쟁을 멈추지 않는가'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는 세계의 전재와 기근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재미없는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그림출처 - http://blogs.worldbank.org/governance/when-blogging-becomes-an-issue-worst-places-to-be-a-blogger

인터넷에서도 날 것들이 있습니다. 1인 미디어라고 불리우는 블로그입니다. 시사,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매체들이 필터링된 정보와 기사를 내보내는데 반해, 1인 미디어의 블로거들은 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을 필터링을 하지 않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점이나 주장하는 바가 다르긴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거나 하는 작위적 행위를 하는 블로거들은 적기 때문에 real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된 fact 를 알려면 블로그에서 검색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


2. 사람에서의 날 것

자연미인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 얼마나 자연미인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성형미인 보다 자연미인
사람에서 날 것을 찾다니 아이러니 합니다. 사람 자체가 real 이고 날 것(raw) 인데 말입니다. 먼저 사람에서 날 것은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진짜 '진주' 찾기 입니다. 요즘은 쌍커플은 매너, 코는 선택일 정도로 일반화된 것이고 성형입니다.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도 이제는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 속에서 날 것이란, 가공되지 않은 인간 즉, 자연산 코와 잎, 눈 등을 가진 자연미인입니다. 여자 연예인이 뜨고나거나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좀 예뻐지면 꼭 나오는 것이 '성형논란' 입니다. 그러면 연예인들은 살이 빠져서 그런다, 성형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해 수술을 한 것이다라며 하지만, 사람들과 네티즌은 믿지 않고 성형의 흔적을 찾아냅니다. 그만큼 자연미인 찾기가 힘들고, 성형이 일반화 되었기에 순수 자연미인에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싸이에 생얼 사진을 올려 주목받고 있는 브아걸의 '가인'

화장보다는 '쌩얼'
요즘 여자들은 생얼 보기가 참 힘이 듭니다. 한 여자의 쌩얼을 남자가 보았다는 것은 그만큼 깊은 사이이거나 너무나도 친근한(?) 사이임을 반증입니다. 그만큼 여자의 쌩얼 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만큼 반대로 생얼이 이쁜 여자는 주목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미니홈피에서 올려진 '생얼' 사진들이 "~~~ 쌩얼도 이뻐" 와 같은 제목의 기사가 이슈화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화장 안한 것을 매너가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쌩얼이 이쁜 여자는 정말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있는 그대로가 '진짜' 라고 생각하기 떄문일 것입니다.


거짓말이 아닌 날 것 그대로 '진실 고백 현상'
성형의혹 핑계대기 급급했던 연예인들도 성형을 해도 날 것을 그대로 보내이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좀 이해가 안되시죠? :) 바로 성형을 안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대신 먼저 고백하고 폭로하는 현상입니다. 꿀벅지로 유명한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카라의 구하라가 자신들의 성형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세바퀴, 라디오스타, 무릎파도사 등에서 자신의 부정적인 면도 고백하는 모습들도 같은 현상입니다. 재미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한 연예인도 사람이고 우리과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이 더 친근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짓으로 감추고 포장하기 보다는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내 몸에 먹는 것과 바르는 것에서 날 것

먹는 것도 날 것으로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smkim55?Redirect=Log&logNo=80074481549

친환경 유기농 식품 전문 브랜드 - 초록마을
(초록마을과 ORGA 는 모두 브랜드 매장과 인터넷 사이트를 함께 운영중이다)

마트에 가서 자신이 먹을 음식, 가족이 먹을 음식을 고를 때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첫번째로 가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가격이지만 좀 더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먹을 것이 별로 없던 시절에는 화학조미료로 인한 자극적인 가공식품들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변화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는 유기농 전용 매장이 따로 있기도 하고, 동네에도 유기농 브랜드 매장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 가공 식품들이 우리가 먹는 음식을 점령하게 된 지금, 반대로 이제는 그 것들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좋지 않음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거기에다 음식에 관련된 문제들이 하나씩 터지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보다 친환경적이고 날 것 그대로인 음식들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무언가 첨가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가 좋다는 것입니다. 유기농 채소와 과일 그 밖의 음식들이 그렇지 않은 기존 식품들보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과일음료는 대부분이 100% 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르는 것도 날 것이 대세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디샵',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로 유명한 '아베다', 우리나라엔 LG생활건강의 '비욘드' 와 같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같은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인 것은 화학약품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 자연적인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이 내 몸에 좋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먹는 것 뿐만이 아니라 바르고 씻는 뷰티미용에서도 날 것이 대세인 것입니다.



날 것을 추구하는 것은 일시적이 아닌 생존본능

이 밖에도 주목받고 인기 있는 날 것들은 찾아보면 많이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여행인 제주도의 '올레길', 그저 걷고 뛰는 유산소 운동 '러닝', 탄산 음료가 아닌 식물 차를 마시는 것 등 주위만 둘러봐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것들은 어떻것들이 있을까요? :)

날 것은 일시적이 아니라, 인간 본능적인 생존으로 인한 트렌드입니다. 그 동안 가공에 의해서 질려버렸기 때문이고, 이제는 인간 스스로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고, 그 것들을 알았기 때문에 필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날 것(raw)의 트렌드는 어느 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그러나 앞서가고 있는 분야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습니다.

고객은 인간입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생존을 자각하고 인지하고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그에 따른 반응이 행동으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직 날 것이 아닌 가공을 유지하고 있는 곳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은 인간이기 때문에 니즈는 풍족합니다. 그렇다면 니즈를 채워주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사람의 눈과 눈물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왜일까요? 바로 눈과 눈물은 순수의 결정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