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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trend

'나는 가수다'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2011년 3월 6일 MBC의 대표 프로그램인 일밤에서 '나는 가수다'가 첫 방송 되었다. 이소라,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정엽까지 정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평가를 받았다. 7명의 가수들은 7명의 개그맨과 짝을 이루어 청중평가단에 의해 평가를 받아 그 중 가장 낮은 가수와 개그맨이 탈락되고 새로운 가수와 개그맨이 투입되는 구조이다. 개그맨의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가수 7명이서 서바이벌을 하는 방송이다. 3회차 방송인 20일자 방송에서는 7위가 김건모였고, 정상적으로 김건모는 새로운 가수로 바뀌어야 했지만 재도전의 기회를 주기로 하였다.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데뷔 후 20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민가수로 활약했던 김건모가 첫 탈락자가 되는 것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R&B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탈락하는 현실을. 이건 어떤가? 기나긴 공백을 깨고 방송무대로 컴백한 감성보컬 이소라의 탈락? 우리나라 장르별 대표가수 박정현(팝R&B), 윤도현(Rock), 김범수(Ballad), 백지영(장르는 아니지만, 드라마Ost)의 탈락.. 누가 탈락이 되든 그자체로 충분히 충격일 수 있다.

매주 충격과 긴장감속에 방송 될 '나는 가수다'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하는가?


기존의 프로그램들은 어떤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이용했나?


 도전 그 자체로 아름답다



총 상금 5억원과 함께 더욱 강력해져 돌아올 슈퍼스타K 시즌3 <사진>

2010년 대한민국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해 였다고 할 수 있다. 단연 '슈퍼스타K2'로 대표되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끌다 못해, 대한민국까지 이끌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시청률의 결과로 나타났는데, 방송 7회만에 10%를 돌파한 시청률은 최종 회에 무려 18.1%를 기록했다.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15~20%를 왔다갔다 하는것만 보더래도 케이블의 '슈퍼스타K2'에 모두들 매료되고 말았다. 그 바톤을 자연스레 '위대한 탄생'이 물려받아 아직 생방송 무대에 돌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5%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이 처음 시도되었던건 아니지만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달리 참가자들의 사생활, 고민, 속내 등을 과감하게 전달하면서 그들의 도전에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엔터테인먼트 + 다큐멘터리 '엔터멘터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슈퍼스타K의 아류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각종 이슈를 몰고 다니는 '위대한탄생' <사진>


리얼 꾸밈없는 자유와 즐거움

'도전'이라는 키워드의 오디션 프로그램 전 분명히 '리얼'이라는 프로그램의 열풍이 아니었나 싶다. 대표 리얼 버라이어티 '1박2일'을 대표로 지금은 종방되었지만 '패밀리가 떳다', '청춘불패' 등 시골 프로그램들이 각 방송사의 주축을 이루었다. 국민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그야말로 노메이크업으로 시골을 뛰어다니며, 각종 농사일을 거두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인간미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다소 오디션 프로그램에 밀려 주춤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새로운 포맷과 더욱 강력한 '리얼'이 가미 된다면 다시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최근 7번째 멤버로 새롭게 합류한 엄태웅과 1박2일 팀 <사진>


신기 어머!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네?

서프라이즈!!! 매주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출연진이 기다려지는 프로그램도 있다. 더구나 그 출연진들은 우리 옆집 동네주민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일반인들이다. 바로 '스타킹', '화성인 바이러스' 등의 프로그램이다. '스타킹'은 대한민국의 폴포츠, 다이어트 킹 등 수많은 스타를 만들어 내며 감동을 주고 있다. 동시간대 독주를 달리던 '무한도전'을 어느덧 따라잡는 시청률까지 보이고 있다.


'스타킹' 다이어트킹, '화성인 바이러스'의 십덕후 <사진>

 
'화성인 바이러스'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다. 케이블에서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갸루족, 축구공녀, 매우맛녀, 십덕후까지 수많은 이슈와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다소 4차원에 가까운 일반인 출연자들은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 랭킹에 올라가 주목받게 된다. '스타킹'이 감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화성인 바이러스'는 이슈에 좀 더 치우쳐 있다. '세상에 이렇게 대단한 사람도 있구나, 이런 취미도 갖고 있어?' 하며 신기하게 TV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공감 내 생각이랑 같구나~

'공감'이라는 키워드 자체로 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느꼈던 경험, 생각, 문화와 너무나도 일치하기 때문에 웃음과 관심을 자아낸다. '개그콘서트의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 두분토론',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남보원'은 남녀간의 연애시 남자하게 부당하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풍자해 남성들의 많은 공감을 얻어 사랑받았던 프로그램이다. '두분토론' 또한 우리나라 가부장 사회에서 지속되어 온 남녀 성 차별적 혹은 성 고정관념적 사상과 문화를 역이용해 재미를 주고 있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남녀탐구생활' 대중적 심리와 절묘하게 일치하며,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개그콘서트'의 두분토론 <사진>


'나는 가수다'는 다양 커뮤니케이션 키워드를 내포하고 있다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일반인을 위주로 한 포맷이였다면, '나는 가수다'는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의 도전을 자아내기 때문에 상당히 신선하다. 미션공연을 수행하고 청충평가단에게 평가를 받아 탈락자를 선정하는것은 어떤 프로그램보다 리얼이라는 요소가 강하다. 그들이 무대에서 긴장하고,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눈물과 열정을 보이는것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세대들과의 교감을 음악이라는 공감을 통해 느끼고 소통하고 대화한다.

MBC는 '해피선데이'의 아성에 전면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방송 몇주전부터 수많은 광고와 다양한 마케팅으로 대중적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성공했다. 방송 2주 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만 조금 뒤져봐도 다양한 이슈와 기사거리가 존재하기에 첫 스타트는 상당히 순조로워 보인다. 초호화 캐스팅과 MBC의 전폭적인 지원, 새로운 프로그램 포맷 등을 감안해 보면 당연한 결과 내지 당연히 그정도는 해줘야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스포일러 유출, 방송 편집의 문제, 비밀 보완 등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이 상당 수 뒤따르고 있다. 20일자 방송에서는 재도전의 기회를 줌으로서 룰마저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침체된 MBC의 예능을 살릴 구원투수로 올린 '나는 가수다'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키워드를 갖은 프로그램인 만큼 진심으로 시청자들과 다양하고 정밀하게 교감했을 때, 2011년을 그들의 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가요계도 호황이 찾아오는 시절이 되지 않을까? 시행착오를 겪으며 좀 더 성숙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는 '나는 가수다'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