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엄마는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을 키고 '수리 패션'을 검색한다. "뽕쁘앙(Bonpoint) 원피스에 로제비비에르구두…, 이 가방은 어디꺼지?" 톰크루즈와 케이트홈즈의 딸 '수리크루즈'는 딸 가진 젊은 엄마들에게는 로망이다. 수리처럼 입혀주고 수리처럼 신겨주고 싶다. "우리 나영이도 이 원피스 사줘야지…" 나영이 엄마는 이어서 바로 '수리 뽕쁘앙(Bonpoint) 원피스'를 검색한다. 나영이 엄마는 나영이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골드맘이다.
최근 한 자녀 늘고 귀한 외동이 자녀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럭셔리키즈’ 열풍이 불고 있다.
럭셔리키즈란 '외동으로 태어나 왕자나 공주로 대접받는 아이'를 뜻하는 말로 골드키즈(Gold Kids) 또는 명품키즈라고도 불린다.
럭셔리키즈 모시기… '럭셔리키즈'를 잡아라
▲최고급 아동복 브랜드 '뽕쁘앙(Bonpoint)'
'아동복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을 가진 프랑스 최고급 아동복 브랜드 '뽕쁘앙(Bonpoint)'은 2008년 3월 한국에 처음 들어온 뒤 7개월 만에 신세계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성장세를 이으며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유아용 여름 드레스 한 벌이 30만원, 추동용 캐시미어 코트는 100만원을 호가하지만 수리크루즈가 입은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아이를 멋쟁이로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1975년 프랑스에서 출시된 '뽕쁘앙(Bonpoint)'은 유럽풍의 은은한 색상과 최고급 면과 리넨 등 천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 아동복의 지나치게 튀는 색깔이나 디자인, 성인 브랜드에서 나오는 아동복의 고전적이고 보수적인디자인에 비해 점잖고 세련되게 멋스러워 아이들을 성인처럼 멋스럽고 세련되게 입히고 싶어하는 아이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골드맘'들에게 인기다.
▲프리미엄 유모차 '스토케'
퀴니, 아이쿠, 스토케 등 세계 프리미엄 유모차가 '한국으로' 모였다. 그 중에서도 노르웨이 프리미엄 유아용품 기업 스토케의 유모차가 골드맘들에게 인기다. 스토케 아시아 태평양 영업총괄 스틴 리케 스코포갓이사에 따르면 "한국은 스토케 유모차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스토케 유모차는 프리미엄 유모차의 대명사로 떠올랐으며 200만원 전후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에서 5000대 이상 팔렸다. 스토케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만들어주려는 소토케의 철학과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하는 한국엄마들의 욕심과 잘 맞아떨어진것이다.
▲포르쉐 박스터와 911
골드맘 뿐만이 아니다. 아이를 위한 미니카 선물을 즐겨하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다. 포르쉐를 비롯한 고급 수입자동차에서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 만 3~5세 어린이가 직접 타고 운전할 수 있는 미니어쳐 전기자동차와 실사에 가까운 모형서킷(노선), 미니카 등을 내놓고 있다.
'포르쉐 박스터' 놀이 자동차는 포르쉐의 카브리올레 모델인 박스터(20만원대)의 이름을 딴 제품으로 1~3세 어린이가 직접 타고 발로 밀면서 움직이며 부드러운 저소음 러버 소재 타이어로 제작돼 집안에서 놀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포르쉐의 '911 페카(56만6000원)'는 주행중에는 실제 포르쉐 엔진 사운드를 낸다. 이들 제품은 20만~50만원대로 고가임에도 지난 어린이날 선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럭셔리키즈, 왜 나왔을까?
출산율감소와 맞벌이 증가로 자녀 한 명당 지출규모가 증가할 수 있었으며 초혼·초산의 시기가 늦어지면서경제력을 갖춘 부모가 증가한 것도 럭셔리키즈 열풍의 이유이다. 또 '식스 포켓 원 마우스(6pocket 1mouth·부모,조부모,외조부모)'에서 '에잇 포켓 원 마우스(8pocket 1mouth)'로의 트렌드변화도 있다. '에잇 포켓 마우스'는 싱글 지향성의 증가로 골드미스인 30대 고모·이모까지 추가되 8명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아이 1명의 입으로 들어간다는 뜻인데,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데 쏟아붓는 정성이 커진 것이다. 엄마와 아이가 똑같은 스타일을 연출하는 미니미(mini-mi)패션의 인기도 럭셔리키즈의 이유다. 자신이 열광하는 브랜드의 옷을 자신의 분신인 아이에게 입히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굳이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 더 좋은 것, 조금 더 비싼 것'을 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엄마들의 바람일 것이다. 다른 곳에서 소비를 줄이더라도 아이들에 관한 한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골드맘들의 욕구는 경제불황에도 아동명품시장이 불황을 모르는 이유다.
'럭셔리키즈로 키우지 못하는 부모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이 아니냐',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에게 너무 사치인 것 아니냐' 등 럭셔리키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럭셔리키즈는 여전한 열풍을 자랑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명품 유아 용품 브랜드들이해외업체이므로 구매대행업체는 증가할 것이고, 가격이 저렴한 것보다는 고가이지만 아이에게 더 좋은 제품들이 호황을 누릴 것이며, 아이들 전용 미용실과 같은 아이만을 위한 아이들 전용샵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럭셔리키즈를 둔 엄마들을 겨냥해 예를 들어 유아용품업계에서 '○○○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엄마 콘테스트' 이벤트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면에 럭셔리키즈에 대항하는 실속파 엄마들도 증가할 것 같다. 이에 따라 장난감도서관 등 유아용품 대여점의 증가와 기부·리폼·교환·중고 등의 방법으로 비싼 유아용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엄마들도 증가할 것이며 이로인한 새로운 사업도 나타날 것이다. 또 유아복 SPA브랜드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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