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Genie)마케팅- 소원, 그 참을 수 없는 달콤함
알라딘은 한숨을 쉬면서 무심코 옆에 있던 낡은 램프를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러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램프 안에서 연기가 풀썩 피어오르더니 커다란 거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주인님, 저는 램프의 하인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알라딘의 요술램프 중>
우리집 주전자도 슥삭 슥삭 만지면 지니가 나와 "주인님, 소원을 들어드려요" 이렇게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유혹은 그 어떤 유혹보다도 아찔하고 치명적으로 달콤하다.
올 여름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가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자 기업들은 앞다투어 소비자에게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았고 이로써 소원마케팅은 시작되었다.
소원이란 wish, hope, 바라고 원하는 일, 평소부터 늘 바라고 원하는 마음으로 평소에 늘 바라고 원하던 것을 이루어준다는 그 달콤한 유혹에 우리는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소원마케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는 고객의 소원을 진짜 이루어주는 것 두 번째는 소원을 말해봐 타이틀을 이용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우리아이의 소원은 ㅇㅇㅇ장난감'과 같은 타이틀을 거는 것이다.
유니레버 도브(www.dove.co.kr)는 '빠지지 않는 그녀' 캠페인을 통해 평소에 소원하던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배낭여행, 패션, 발레, 마케팅 등 배우고 싶은 분야를 적어 응모하면 4명을 선정, 총 2000만원의 자기개발비를 지원해주고 원하는 경우 지원금 대신 유니레버 인터쉽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4월 16일까지라고 하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 소원하는 분야가 있는 분은 꼭 지원해보자. (필자 4명에 꼭 선정되도록 기도하겠다)
참여자들은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통해 사랑을 이루고 싶다면 "사랑을 이루어주세요"라고 미용, 패션, 치아교정 등 외모관련 소원은 "꽃남, 꽃녀로 변신시켜주세요"라고 도미노램프에게 빌었고 도미노는 20명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2. '소원을 말해봐' 인기 타이틀을 이용한 마케팅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서는 최근 신학기를 맞아 유아동 카테고리에서 '우리아이의 소원을 말해봐' 타이틀을 걸고 아이들이 선호하는 가방, 실내화, 운동화, 시계 등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열었다.
인터파크에서 제안한 상품을 사게되면 우리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되니 부모님의 입장에선 그 어떤 이벤트보다 훨씬 유혹적이지 않겠는가?
최근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은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경품행사를 열어 고객들을 유혹했다. 세계일주, 평소 흠모해오던 연예인과의 데이트는 물론 전신 성형까지 다양한 소원들이 쏟아져 나왔고 의외로 소박한 소원이나 "가족여행을 가본적이 없어요,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 한번 가보고 싶어요." 라며 가족과의 여행을 소원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당첨이 되어도 "돈을 10억달라, 어떤 물건의 소유권을 이전해달라" 등과 같은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소원이나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없고 도덕적 문제가 있는 꿈은 제외되었다.
또 다른 백화점은 설문조사를 통해 불가능한 것을 제외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소원 6가지를 뽑아서 그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더 현실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그 6가지에는 증권사의 1억 원짜리 CMA통장과 함께 1년 동안 자산관리를 해주거나 1년 동안 고급 화장품을 무상지원하면서 전문적인 스킨케어를 받게 해주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비록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소원을 이룰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원을 적던 사람들의 표정은 희망이 담겨 무척 밝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이외에도 후원 캠페인과 결합된 소원마케팅은 어떨까?
개인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마케팅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는 것이다.
최근 바비펫(www.baviphat.com)에서는 유니세프와 함께 아이티 강진 후원 캠페인이 진행되었는데 후원행사기간 중 1000원에 판매하는 후르츠 미라클 미니어처 2종을 구매하면 바비펫에서 판매가격의 100%를 유니세프로 전달했고 G마켓은 '100원의 기적-아이티 강진 긴급구호'캠페인을 진행해 사이트 내 캠페인 페이지에 접속해 '100원 동전'을 클릭하면 모금액 100원이 적립되고(1시간에 한번 참여 가능) 이렇게 쌓인 모급액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 전달돼 아이티 강진 긴급구호 사업에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옥션도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면(하루에 1번 가능) 건수에 따라 옥션에 100원씩의 기부금을 조성하여 모인 금액 전액을 사랑의 열매를 통해 아이티 긴급 지원금으로 기부했다. 이러한 후원캠페인은 고객이 후원활동에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해주므로 필자의 생각은 이러한 후원캠페인에 '소원을 말해줘' 타이틀을 이용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었으면 한다. '아이티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줘' 또는 '6초에 한명 기아로 사망, 이들의 소원을 들어줘'등의 타이틀로 더 많은 소비자의 참여를 이끄는 것이다. 물론 후원캠페인에는 국제적 재난 뿐만 아니라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후원 등 국내의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캠페인도 포함된다. 조만간 이렇게 소원마케팅과 후원캠페인이 결합된 이벤트나 기획전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많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또 일반적인 상품을 경품으로 주는 것보다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상품을 경품으로 제공한다면 이벤트 참여율 역시 높아지고 더불어 참여자에게 재미 또한 선사할 것이므로 고객의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기업들은 고객이 복권과 같은 낮은 확률의 무엇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하기 보다는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고객을 위하고 생각하는 똑똑한 요술램프 지니가 되어야한다.
소원마케팅이 실업과 경제침체 또 최근 초계함 침몰 사고로 인해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진 소비자를 격려하고 응원해줄 수 있는 재간둥이 마케팅이 되기를 바란며 이글을 마친다.
우리 모두 알라딘 요술램프의 주인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