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터, 테크파탈의 악세사리함을 열다
황진이, 조세핀, 마리 앙투아네트, 클레오파트라, 마타 하리 그리고 현재의 할리우드의 니콜 키드먼, 충무로의 엄정화나 김혜수..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우선은 여자라는 것!
그 다음엔 남자들을 꼬시기 위해서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을 받은 것처럼 여우처럼 올라간 아이라인에, 뇌새적인 눈빛을 가졌다는 것.
이러한 필자의 짤막한 힌트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실제 현실세계에서, 또는 영화 속에서 매력적이지만 남자들을 ‘파멸’로 이끌었다는 치명적인 여자를 가리키는 세기의 ‘팜프 파탈(Femme fatale)’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다음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 이번에 ‘핑크라인 닌텐도 DS‘를 구입한 분홍녀
* 패션과 휴대폰의 만남을 적극 환영하여 1600만원어치 ‘디올 폰’을 지르고 만 된폰녀
* 숄더백에 쏙 들어가는 그리고 팔뚝 근육 생성을 막아줄, 무려 스카치테잎으로 벽에 붙일 수 있을 만큼 가볍다는 초슬림, 초경량 ‘LG 엑스노트‘를 새로 장만한 놋북녀
*아저씨들이나 쓸 것 같은 스케줄러를 던져버리고선 ‘민트패드’로 하루를 알차게 살아가는 보람녀
그렇다. 이 역시도 우선은 모두 여자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그리고 각각 자신을 만족시켜주는 IT 제품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
오늘 필자가 인사이트를 통해 살펴보려는 이들이 바로 IT 업계의 과녁판의 10점 타겟점인
‘테크 파탈(Tech Fatale)'이다.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Tech)’와 치명적 영향력을 가진 여자 ‘팜므 파탈(Femme Fatale)’을 합친 말로, IT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1980년생 이후 여성을 뜻한다. 이들은 최신 기술과 성능을 중요시하는 남성 IT 사용자들과 달리, 디자인이나 브랜드 같은 감성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IT 업계는 테크 파탈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디자인과 색상을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마케팅 서적 <마이크로트렌드(도서출판 해냄, 마크 펜, 키니 잴리슨 지음)>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이다.
팔뚝 근육을 걱정해서 무거운 걸 들기를 꺼리는 여자들이건만 DSLR 카메라는 어찌 그리고 가벼워보이게 또 폼나게 들고 다니는지 요즘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도 남과 다르게 좀 더 귀엽고 깜찍하고 앙증맞으면서 여러 컬러까지 돋보이는 걸 화장실을 가든 식당을 가든 가지고 다니는 ‘여자들’, 다시 말해서 ‘남자들’이 아닌 여자들이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
이쯤에서 최신 전자기기들은 대개 남자들이 사용한다는 케케 묵은 관념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시대의 흐름에 민감한 트렌드세터라면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 대중적인 IT제품을 비롯해 PMP, 닌텐도같은 휴대용 게임기 등 기존의 남성 구매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사정이기 때문이다. 여성 소비자들의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그래서 IT 관련 업체들도 이러한 테크파탈들을 사로잡기 위해 디자인, 색상, 편의성 등 여심에 호소할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 이로 인해 회색 기기이기만 했던 IT 제품들이 인간적인 감성이 덧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 몇몇 사례는 테크 파탈이 큰 물줄기가 되어가고 있는 하나의 트렌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2’의 국내 가입자 중 40% 이상이 여성
* CJ홈쇼핑이 이달 초 판매한 소니코리아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사이버샷 T2’의 전체 판매 대수 1000대 중 700대가 핑크색
* 넷북이 있을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되준 것은 ‘테크 파탈’의 성장
이처럼 테크 파탈의 애용품이 되어가고 있는 여러 최신 IT 기기들.
하지만 모든 IT 기기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테크 파탈, 그녀들이 말하기를,
1. 매일같이 화장품 파우치와 함께 무겁지 않게 내 가방 속에 ‘쏘옥~’들어가는 작고 가벼움
2. 나의 시선은 물론 남의 시선마저도 사로 잡을 수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
3. 나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함
4.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나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효율성과 실용성
이 나름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테크 파탈의 기준을 염두해 둔 마케팅 방법도 탄생하고, 또한 여성용 디지털 액세서리 브랜드의 인기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전자의 그 마케팅 방법은 바로 데카르트 마케팅이다.
'기술(Tech)'과 '예술(Art)'의 합성어로 기술과 디자인 모두에 주목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유명 디자이너이나 예술가들의 작품을 제품에 적용하기도 하고 다른 패션 브랜드와 함께 콜래보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데카르트 마케팅에 나선 기업들은 이렇게 예술과 제품을 조합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런 제품들은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키며 이는 실질적으로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진다는 전략을 토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테크 파탈사이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여성 전용 디지털 액세서리 브랜드!
G-CUBE
여성전용 디지털 액세서리 브랜드로서 지큐브의 모든 제품은 미국 캘리포니아 몽클레어에 위치한 디자인 본사에서 디자인 설계를 맡고 있으며, 제품 재질 및 포장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디자인 취향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철저히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모토를 가지고, 여성 노트북 사용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노트북용 마우스, 키보드 및 다양한 패턴의 노트북 스킨, 허브, 웹캠, 이어폰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위한 주변기기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테크 파탈의 소비성향에 주의를 심히 기울이고 있는 여러 IT관련 기업들이 잘 나가다 약간은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여기 있는데, 여성들은 단지 색상이나 디자인만을 보고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사지 않고, 1+1과 같은 패키지 판매와 같은 상술로 더 주겠다고 해서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IT에 관심이 많아지고 과거보다 사회생활을 더욱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어짐으로써, 기능이나 사양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해하는 능력 또한 발달하게 되었고, 남성 구매자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게 매우 세심하게 따지고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론은,
점점 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테크 파탈의 소비행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마음 즉, 그녀들의 감성을 읽어내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실용적이면서 예쁜 디자인에 더하여 여성의 네일 아트받은 긴 손톱이 끊어지지 않도록, 마우스 크기가 여성들의 작은 손에 너무 크지 않도록, 조그맣고 세세한 거 하나하나까지도 신경을 쓰는 노력이 보인다면 테크 파탈은 분명 열광할 것이다.
그리고 항상 염두해 두기를, 테크 파탈에게는 단지 전자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멋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악세사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많은 여성들은 패션을 완성해 주는 작은 악세사리들 귀걸이, 반지, 목걸이 등 외출할 때 착용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악세사리함에 정리하여 두는데 지금 이시대의 트렌드세터인 테크파탈의 악세사리 즉, 최첨단을 달리는 여러 IT기기들을 온전한 상태로 멋들어지게, 있어 보이게 보관할 수 있는 ‘IT 기기 악세사리함’의 출현도 기다려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더욱이 정말 귀걸이로 반지로 목걸이로 그리고 여름이면 강한 햇빛으로 부터 눈을 보호해주는 정말 선글라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IT 기기들의 실용화도 테크 파탈의 성장과 함께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끝으로 오늘날 진정 엣지있는 스타일을 갖춘 트렌드세터는 ‘아름다운(?)’ 최신 IT 기기라는 또 다른 장신구를 통해 태어나는 테크 파탈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