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와 마이너 그리고 nc소프트
'2년 연속 3할 20-20클럽으로 구단의 역사를 쓴 추신수 선수'
작년에 미국프로야구인 MLB에서 날아온 소식입니다. 모든 존경과 인기를 온몸으로 받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선수들에 비해 마이너리그의 선수들은 항상 유망주의 딱지를 떼지 못하며, 그저 그런 선수로 지내다가 야구선수로의 운명을 달리할지 모릅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로 승격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선수들 또한 강등되지 않기 위해 기량의 유지와 발전은 필수요소 입니다. IMF시절 국가 전체적으로 큰 슬픔을 느끼고 있을 때, 동양인으로서 당당하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승승장구 했던 박찬호 선수의 모습은 대한민국에 큰 희망을 전달해주기도 했습니다. 당시 박찬호 선수가 마이너리그에서의 모습이였다면 감동과 귀감은 상대적으로 급감되었겠죠? 야구에서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유럽의 축구리그들도 1부와 2부 나아가 3부리그까지 나누어져 있으며, 일부의 팀들은 승격되는 감격을 누리며, 반대로 강등되는 슬픔을 느끼기도 합니다.
4만석 이상의 화려한 MLB 구장 <출처 : 노컷뉴스>
스포츠 세계와 비슷하게 우리 사회도 메이저와 마이너, 1군과 2군, 주류와 비주류, 1급과 2급 등 수많은 잣대들이 존재합니다. 상하급 구분을 위한 절대적인 기준 존재의 유무에 상관없이 하급에 속해있는 객체들은 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할 것입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기에 2등들은 1등이 되야만 하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에서도 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nc소프트의 프로야구 9구단 창단 결정입니다. nc소프트는 '리니지 신화'를 일궈낸 게임업체 입니다. 기존의 프로야구팀 중 히어로즈를 제외한 7개팀은 대기업의 지원을 받으면서 운영되는 구단입니다. 기존의 구단을 메이저라고 보면 새롭게 창단된 nc소프트는 마이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업의 규모, 매출액, 사업의 다양성, 인지도 등 순이익 비율 정도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적자로 운영되는 프로야구 구단을 게임업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겠냐라는 우려의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년간 약 100억의 적자를 감당 할 수 있는 대책을 nc소프트는 가지고 있을까요?
야구 광으로 알려진 nc소프트 CEO 김택진 대표 <출처 : 동아일보>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 프로스포츠 시장은 프로야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꾸준히 증가하는 관중수, 프로야구 광고시장, 사회인 야구팀의 증가 등이 명제를 타당하게 할 것입니다.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의 평균관중 <표>
앞서 nc소프트의 창단은 90년대 쌍방울 레이더스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만큼 프로야구 관계자, 연고지로 확정된 창원의 시민들, 그 밖의 프로야구 팬들까지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nc소프트의 안정적인 프로야구 시장으로의 정착은 국민 누구나가 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프로야구리그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KBO는 nc소프트의 경기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목적은 기대효용을 얻기 위함입니다.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그러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대안들을 고려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소비자행동의 기본 프로세스입니다. 스포츠 관람에서 얻어지는 효용은 응원팀의 승리에 따른 기쁨일 것입니다. 그만큼 우수한 경기력에 따른 nc소프트의 승리는 창원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것입니다. 그 사례로 SK와이번즈를 들 수 있겠습니다. 2006년 5,000명도 안되는 평균관중이었지만 이듬해 우승을 시작으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자 현재 10,000명이 넘는 평균관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있었지만 스포츠 시장에서 ‘승리’만큼 확실한 마케팅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KBO는 신생구단의 경기력을 위해 제도적 세팅을 통해 지원하여야 합니다. 현 KBO의 제도는 MLB에 비해 신생팀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더러 존재합니다. 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제도가 세팅된다면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는 기타 다른 기업들의 진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창원시는 마산시와 통합되면서 100만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산, LG, 히어로즈, 인천 SK, 부산 롯데, 대전 한화, 대구 삼성, 광주 기아 등과같이 광역시를 연고로 하지는 않지만 인구규모면에서 대전이나 광주가 120~130만의 인구 도시임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경남 지역은 기존의 롯데 팬들이 상당하기 때문에 역사가 없는 신생구단이 새로운 팬들을 어떻게 창출하는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안락하고 안전, 깨끗한 경기장은 관중창출을 위한 마케팅의 초석입니다. 광주와 대구처럼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지는 않지만 최근 창원시는 구장 리모델링에 상당히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마산구장으로 알려진 창원시의 구장은 상대적으로 오래된 구장이 아니고, 좌석수도 2만명 이상이 들어가는 규모이기 때문에 오히려 리모델링이 올바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타 구단들이 지자체와 구장문제로 여러 마찰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더러 존재하는데 창원시는 마이너급인 신생구단 nc소프트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져야 윈-윈하는 관계를 형성 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그 관계가 지금까지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구단 운영의 주체가 될 nc소프트입니다. KBO와 창원시가 잘 차려준 밥상을 떠먹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nc소프트의 작은 기업규모를 문제 삼는 관계자들도 존재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야구와 관련된 스포츠 마케팅 경험과 운영의 부재입니다. 메이저라고 볼 수 있는 기존의 구단들은 1982년 출범된 프로야구 역사와 함께 동거동락 해오며,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마이너인 nc소프트에게는 자칫 무모한 도전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도 존재하지만 규묘면에서, 관중면에서 프로야구와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시장은 위험부담도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nc소프트의 대표(CEO)가 프로야구에 해박한 지식과 관심이 있어 창단 준비가 오래 진행되었다고 하지만, 지식과 관심은 경험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한 경험을 본 받기 위해 nc소프트는 기존의 8개구단의 마케팅과 운영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케팅은 인천에 연고를 잡은지 10년여 만에 경기력이나 관중면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는 SK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해야 하며, 운영은 구단을 좌지우지 하는 단장 선임에서부터 경험 있는 초대단장이 임명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이너 구단으로서 주요 수입원인 게임과 IT 등이 결합된 톡톡 튀는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후발주자임에도 관중창출, 나아가 기업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이너인 nc소프트가 메이저가 되기 위한 ‘열정’ 절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키워드가 되어야 합니다.